저희 학교 윤리선생님이 좀 괴짜라서 수업시간에 가끔 재미있는 것들을 시킵니다(물론 수행평가지만...). 고1때 했던 것 중에 자기소개를 대신할 만한 것이 있어서 여기에 옮겨 봅니다.
==============================================================
1-①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들
* 어린시절에 대한 기억-->어느 때든지 내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그 반대되는 개념이었다.
* 통기타-->누구나 특별해지고 싶은 마음이 있을 것이다. 나는 동북고 1학년 중 유일한 기타부 학생이다
* 축구-->내성적인 나를 친구들과 쉽게 어울리게 해 준다. 또 현실 속에서 내가 어찌할 수 없는 짱과 일진아이들을 괴롭힐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중학교 때 그랬음)
* 『돌, 솔, 구름, 바람』-->책이다. 동화 같은 이야기지만 그 뿌리를 알 수 없는 용기를 준다.
* 강방식 선생님-->아부 같지만 그래도 이유는 있다. 내가 모르던 새로운 관점을 제시해 주기 때문이다.
1-② 내가 행복해야 하는 이유
'만약 이 세상에 나 혼자 뿐이라면' 이라는 가정을 하면 내가 행복해야 하는 이유를 찾기가 어려웠다. 그저 몸 건강히 생존하고 몇 가지 본능적 욕구만 해결한다면 나는 행복하다고 느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사회 속에서 살고 있다. 그래서 행복해야 하는 이유도 다른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찾게 되었다. 나의 행복을 바라는 사람들이 있다. 가족, 친구, 선생님 등등. 이들 중에는 내가 불행하면 역시 불행을 느끼는 이들이 있다. 나는 그들의 불행을 바라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행복해야 한다. 다른 사람과 인연을 맺을 때 먼저 나를 갈고 닦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는 것 같다. 그들이 나로 인해 불행해 질 수 있기 때문이다.
2-① 나를 불행하게 하는 것들
* 교육제도-->아마 내가 학생이기 때문에 이것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것 같다.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배움에 여유가 없다.
* 알람시계-->이걸 엄마 머리맡에 두어야 한다.
* 9시뉴스-->뉴스는 주로 사회의 부조리를 기사거리로 쓴다. 그걸 봐야 한다.
* 원래 꿈이 자동차 디자이너였다. 그런데 중3때부터 작가가 되고 싶었다. 올해 초 학교에서 문과를 희망하는지 이과를 희망하는지 조사할 때 부모님께 작가가 되고싶다고 말했더니 완강히 반대하셨다. 경제적인 이유 때문이었다. 그 때 많이 울었다. 난 별걸 가지고 다 운다. 어쨌든 요샌 고민거리라 또 불행을 안기고 있다. 윽.
2-② 내가 불행하게 살아야 하는 이유
누구나 행복하기를 바란다. 아주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불행하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만약 내가 불행하게 살아야 한다면 그 이유는 앞서 말한 '아주 특별한 경우' 때문일 것이다. 어떤 사회적 부조리를 개혁하거나 어렵게 사는 사람들을 돕고 또 그들의 삶을 기록하려 한다면 나는 행복하게 살아서는 않된다. 또 행복하게 살더라도 불행을 감수하고 그 일에 뛰어들어야 한다. 그래야 불행하지만 행복하다고 느낄 수 있다.
3-① 나를 변화시키는 것들
* 글-->때로는 다른 사람의 글이, 때로는 나의 생각과 주변 상황을 정리한 나의 글이 나를 변화시킨다.
* 선생님들-->새로운 관점과 지식을 전달해 주기 때문이다.
* 가족, 친구--> 나 자신도 모르게 서로 닮아가다가 뒤늦게 변화된 나를 보고 놀란다.
*여자친구-->지금은 없지만 만약 여자친구가 생긴다면 내가 변할지도 모르는 일!
*여행, 갈등, 내가 즐겨듣는 음악, 생각하기, 처음으로 했던 헌혈 등.
3-② 내가 변해야 하는 이유
내가 이 종이에다 쓴 것들을 종합해보면 나는 나를 압박하고 있는 경쟁에서 벗어나 뭔가 나의 재능을 살려 어떤 독특한 위치를 확보하고 싶어한다. 또한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그들과 함께 한다는 '소속감(?)'을 갖고 싶어한다. 그리고 내 주위의 부조리한 일들을 바꿔보고 싶어한다. 그런데 내 약한 의지 때문에 실현시키지 못하고 있고 확실한 진로선택을 하지 못해서 내가 특별한 존재라는 것, 그리고 소속감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나는 확실한 진로선택과 더불어 강한 의지를 가질 수 있도록 단련하고 변화해야 함이 자명하다.
2001년 10월 8일 A.M 2:26